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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1 감정 쓰레기통

by 오민

가로등 끄기 문제를 어제 아침 9시부터 오늘 새벽 3시까지 풀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여자 친구가 대략 4시간 만에 문제를 다 푸는 걸 보고는 엄청난 자괴감에 휩싸인 채로 새벽에 한 시간 동안 개발자로서 나에 대해서 고민했다. 그러고 보면 나는 예전부터 남들보다 코딩을 잘하지 못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항상 내가 잘하던 것들만 하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러고 싶었으나 성적이 모자라 꿈을 잃은 채 소프트웨어 전공을 하게 되었다.

 

나는 지금 코딩을 너무 못한다. 남들 다 뛰어갈 때 혼자만 기어가고 있다.

공부를 하며 종종 나는 두 팔이 튼튼해서 남들과는 다르게 끊임없이 기어갈 수 있다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옆에서 나를 지나쳐 달려가는 사람을 보고는 나에게는 저런 다리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버렸다.

 

과연 노력을 한다고 해서 다리가 생길까.

두 팔로 계속 기어가다 보면 두 팔이 다리만큼 튼튼해져서 남들이 뛰는 것만큼 빨라질까.

사람들의 저 다리들은 도대체 어떻게 생긴 거지?

 

어떻게 해야 실력을 키울 수 있을까.

과연 이 실력이 향상되는 건 맞을까

과연 이 길이 나에게 맞는 길인가

끊임없이 의구심이 들고 회의감이 든다.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가로등 끄기 문제를 붙들고 방구석에 박혀서 타들어가는 목울대를 꾸역꾸역 삼키며 생각하고 있다. 사실 이제는 내가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있는지 자체가 의문이다. 생각이라는 걸 하면서 문제를 풀고 있으면 진작에 해결했어야 하지 않을까.

그저 책상 의자에 앉아서 해결될 때까지 앉아있다. 마치 시간이 해결해 줄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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